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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전쟁 없이 살아온 기간은 얼마나 될까? 세계적인 역사학자 윌 듀란트는 3500년의 인류역사에서 전쟁이 없었던 시기는 약 270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2차세계대전 이후 1945년부터 1990년까지 단 3주만이 전쟁이 없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전쟁 없는 시대는 인류와 요원한 것인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보다 평화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 인류역사에서 7.8%만이 평화로운 시대였다는 것 또한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전쟁을 통해 드러난 우리의 폭력성은 머나먼 조상들로부터 이어져온 뿌리깊은 나무와도 같다. 동족을 살해한 사피엔스들의 흔적은 선사시대 유적들을 통해 그 폭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부정할 수 없는 그들의 후손이며 만약 공간과 시대, 목적에 부합한다면 언제든 폭력성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전쟁은 한 생물이 다른 생물을 에너지원으로 잡아먹기 시작한 원시 지구시대부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가족이 부족이 되고 부족이 모여 국가가 탄생되면서 우리의 폭력성은 법치주의 안에서 줄어들기 시작됐다. 자원을 뺏는 전쟁에서 이념전쟁으로 탈바꿈된 국가간의 전쟁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지만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하버드 대학의 스티브 핑거 교수는 “대부분의 인류사에서 전쟁은 자연스러웠고 평화는 짧은 휴식이었다. 그 정점이 2차대전이였지만 이후 전쟁으로 사망하는 인구는 극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간의 전쟁보다는 내전이 많아졌고 인류역사 전체로 봤을 때 우리의 폭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보았다. 링컨 또한 우리의 선한 면을 강조하며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라고 밝혔다.
음악은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일깨울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다. 음악은 하나의 공통언어로서 정신을 연결시켜주고 고취시켜준다.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은 음악이 당장 전쟁을 멈추진 못해도 평화로 가는 한발자국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음악을 통해 전쟁의 아픔과 평화를 노래하는 작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하이든 - 전쟁 미사(Missa in Tempore Belli)
미사곡은 전례에 쓰이는 음악으로 예전곡 또는 예배곡으로 분류된다. 서양음악의 모태가 종교에서 시작되어 발전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위대한 작곡가들은 여러 미사작품들을 남기고 있다.
음악가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신실함이 가득한 하이든도 여러 미사곡을 작곡하였다. 그 중 <전쟁미사>는 하이든 후기의 작품으로 당시 시대상과 분위기를 작품을 통해 잘 드러내고 있다.
1796년 3월 이탈리아 원정군 사령관으로 임명된 나폴레옹은 알프스 산맥을 우회하여 이탈리아로 진격하고 있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오스트리아는 총동원령을 내렸는데, 이 시기 작곡된 작품이 바로 <전쟁 미사곡>이다.
전쟁 미사곡은 하이든이 에스터하지 가문의 궁정악장으로 일하던 당시 가문의 왕자인 니콜라스의 부인 마리아 헤르메네길드 공주의 영명 축일인(9월 8일-복된 성모의 탄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작곡되었다.
하지만 작품은 당시 시대적 상황과 맞물리며 팀파니와 트럼펫을 통해 전장의 분위기와 평화의 목소리를 표현하고 있다.
작품에서 특히 팀파니가 극적인 역할을 하며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전쟁미사곡이라는 이름 외에 <큰북 미사곡(paukenmesse)>으로도 불리고 있다. 작품은 다른 미사곡 형식과 같은 ‘Kyrie- Gloria- Credo- Sanctus- Benedictus- Agnus Dei’ 순서로 이어지며 장엄한 느낌을 충실히 표현하고 있다.
◆ 프로코피예프 - 전쟁과 평화(War And Peace)
“죽음의 공포보다 강한 것은 사랑의 감정이다”
톨스토이의 명언이다. 그의 소설 <전쟁과 평화>는 평생의 역작으로 전쟁과 인간, 삶에 대한 깊은 혜안과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19세기초 러시아를 배경으로 나폴레옹과의 두 번의 전쟁, 그리고 역사를 만들어 가는 힘, 인간의 삶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프로코피예프는 이 대서사시를 읽고 영감을 받아 오페라를 작곡하였는데, 차이콥스키의 <예프게니 오네긴>과 무소르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가 작품에 영향을 주었다.
원작의 스케일만 생각하더라도 규모가 상당한 작품일 수 밖에 없다. 프로코피예프와 그의 아내 미라 멘데숀이 대본작업을 하여 전체 13개 장면으로 각색한 <전쟁과 평화 오페라>는 당시 소련 문화부의 검열로 인해 작품을 공연하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다.
결국 전체 작품공연은 프로코피예프 사망 후에 상연되었다. 프로코피예프와 그의 아내가 오페라작업에 착수한 것은 1942년 2차 세계대전 중이었는데, 그 전해에 히틀러의 러시아 침공과 작품줄거리의 나폴레옹 침공이 서방으로부터의 외침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정치적으로 많은 검열에 시달린 것이다.
1946년도에 전체 13장면 중 8장면이 공연되었지만, 전곡의 공연은 프로코피예프가 세상을 떠난 2년 뒤인 1955년도 냉전시기에 초연되었다.
오페라 <전쟁과 평화>는 70년대 이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과 영국의 코벤트가든 등 서방세계에서도 초연되기 시작하였다. 작품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어떤 공연에서는 의상 1000벌과 4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원되기도 하였다.
1988년에는 청중이 오페라의 음악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크리스토퍼 팔머가 오페라의 주제를 교향곡 모음형식으로 편곡하였다.
톨스토이의 원작에는 “삶은 전체다. 모든 것은 변화하고 운동한다. 삶이 있는 한 기쁨이 있고 행복은 고통가운데서도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는 구절이 있다. 그의 철학이 소설과 프로코피예프의 음악 속에 녹아있다고 할 수 있다.
◆ 벤자민 브리튼 - 전쟁 레퀴엠(War Requiem)
1940년 영국 중부의 코번트리 시는 히틀러의 공격으로 폐허가 되었다. 이때 14세기 건립된 도시의 심장 성 미카엘 대성당도 파괴되어 당시 시민들에게 충격과 슬픔을 주었다.
이후 코번트리 시는 건축가 베이즐 스펜서 경에게 옛 건축의 뼈대와 함께 현대적 건축을 접목하여 성당을 재건하기로 하였다.
새롭게 탄생할 성당의 헌당식에 시의 예술가 협회는 브리튼에게 연주할 작품을 의뢰하였고 드디어 1962년 5월30일에 그의 <전쟁 레퀴엠>이 성당에서 연주 되었다.
브리튼은 헨델과 퍼셀 이후 고전음악가의 명맥을 독일 작곡가들에게 빼앗겼던 영국이 자랑하는 음악가다. 그의 전쟁 레퀴엠은 20세기 최고의 클래식 음악에 선정될 정도로 깊이와 엄숙함에서 당대의 음악 중 손꼽히는 걸작이다.
평생 반전주의자였던 브리튼은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는 의미의 레퀴엠에서 평화를 갈구하고 화합을 뜻하는 의미로 확장한 레퀴엠을 작품을 통해 선보였다. 레퀴엠의 가사는 윌프레드 오웬의 시 9편에서 가져왔으며 영어와 독일어 가사가 아닌 라틴어로 작곡되었다.
전체 6악장의 <전쟁 레퀴엠>은 오르간과 오케스트라, 혼성합창과 3명의 독창자로 구성되어 장대한 느낌을 주는데, 초연 당시 독창자 3명은 적대국이었던 독일과 영국의 바리톤과 테너 그리고 러시아의 소프라노가 초청되어 의미를 더했다.
초연 이후 더 타임즈지는 모차르트와 베르디, 포레와 함께 위대한 레퀴엠이라고 호평했고, 당시 독창자였던 피셔 디스카우는 리허설 중 연신 눈물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레퀴엠>은 2차세계대전중 사망한 브리튼의 친구 4명에게 헌정되었다.
◆ 메시앙 -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Quatuor pour la fin du Temps)
프랑스의 위대한 현대 작곡가중 한 명인 올리비에 메시앙은 한때 전쟁포로로 수감생활을 하였다.
1939년 지원병으로 참전했다가 붙잡혀 독일령 실레지아의 괴를리츠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31세 메시앙은 중세시대 교황청이었던 아비뇽에서 영문학자 아버지와 시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름다운 중세시대건축과 자연으로부터 들려오는 새소리는 그의 예술세계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작품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는 그가 포로생활을 할 때 작곡되었으며 같이 포로였던 동료연주자들과 함께 초연된 곡이다.
당시 동정심 많은 경비원으로부터 종이와 펜을 구할 수 있었던 메시앙은 짧은 3중주 곡을 작곡하였으며 이후 피아노를 추가하며 4중주 작품으로 만들었다.
초연은 1941년 1월15일 약 400명의 수감자와 경비원이 모인 수용소에서 열렸으며, 몇 개월 뒤 파리음악원의 동료교수의 간청으로 메시앙은 석방되었다. 이후 그는 수용소에서 함께한 동료 첼리스트와 함께 이 작품을 레코딩하였다.
약 50분 정도의 긴 연주시간을 갖고 있는 4중주 작품은 총 8개 악장으로 구성되어있으며 4번째 악장을 중심으로 전후 대비를 이루고 있다. 이 작품 역시 새소리를 표현한 부분이 있는데, 특히 1, 3, 4악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아비뇽의 새소리를 듣고 있으면 에덴동산의 새소리가 연상된다고 밝힌 적이 있다.
1악장부터 7악장까지는 6일간 만물을 창조하고 7일째 안식일을 뜻하는 의미의 창세기와 연결되어 있으며 8번째 악장은 오직 바이올린 솔로와 피아노 반주로 예수 불멸성에 대한 찬미를 뜻하고 있다.
메시앙은 악보 전문에 이 작품이 킹 제임스 버전의 요한계시록 본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적었다.
☞ 음반추천
하이든의 <전쟁미사>는 아르농쿠르 (Nikolaus Harnoncourt)와 가디너(Sir John Eliot Gardiner)의 음반을 추천한다.
프로코피예프의 <전쟁과 평화>는 키로프극장 오케스트라와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연주 그리고 마르크 에름레르의 지휘와 볼쇼이극장 오케스트라와의 연주도 좋다.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은 벤자민 브리튼 지휘와 런던심포니와 합창단이 명반이고, 가디너 지휘의 몬테베르디 합창단과 북독일 방송교향악단 또는 리차드 힉콕스와 세인트 폴 성당 합창단, 런던심포니의 연주도 꼽고 싶다.
끝으로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는 메시앙과 그의 친구들이 함께한 56년도 역사적 음반과 현대적 레코딩으로는 바이올리스트 야니네 얀센, 클라리넷의 마틴프로스트 등이 함께한 소니 음반을 권해드린다.
◆ 김상균 바이올리니스트
서울대 음대 재학 중 오스트리아로 건너가 비엔나 국립음대와 클리블랜드 음악원 최고연주자과정 최우수 졸업. 이 후 Memphis 심포니, Chicago civic오케스트라, Ohio필하모닉 악장 등을 역임하고 London 심포니, Royal Flemisch 심포니 오디션선발 및 국내외 악장, 솔리스트, 챔버연주자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eigenarti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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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 영양가 풍부한 9월 수산물 2가지 영양가 풍부한 9월 수산물을 소개한다. 1. 대하 가을철에 많이 잡히는 대하는 양식산 흰다리새우와 생김새가 비슷하여 혼동하기 쉽지만, 뿔이 코끝보다 길게 나오고 몸통보다 수염이 길며 꼬리가 초록빛을 띠는 특징이 있다. 제철을 맞은 대하는 소금구이, 튀김, 찜, 회 등으로 즐길 수 있으며, 요리 후 남은 머리는 버터구이로 해 먹으니 버릴 것이 없다. 대하는 고단백 저지방 수산물이며, 아르기닌이 풍부해 근육 형성과 면역력 향상에 좋고, 고혈압과 당뇨 예방에 도움이 된다. 2. 전어 전어는 제철을 맞아 듬뿍 오른 지방의 고소한 맛이 일품으로 구워 먹어도 맛있고, 회로 먹어도 맛있는 가을철 대표 별미다. 전어는 필수아미노산과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데, 필수아미노산은 간 기능 개선과 기력 회복에 좋으며, 오메가-3 지방산(EPA, DHA)은 심혈관계 질환 예방과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자료=해양수산부
- 사진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아시아 파빌리온 방문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한-아세안센터 특별전: 아세안 파빌리온’을 찾아 큐레이터의 전시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5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한-아세안센터 특별전: 아세안 파빌리온’을 찾아 큐레이터로부터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5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한-아세안센터 특별전: 아세안 파빌리온’을 찾아 아세안 헤리티지 파크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5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한-아세안센터 특별전: 아세안 파빌리온’을 찾아 필리핀 전시관에서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이 5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한-아세안센터 특별전: 아세안 파빌리온’을 찾아 필리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 국민이 말하는 정책 2024 대한민국 미술축제, 미술여행주간 기획전에서 우수 전속작가를 만났어요! 9월 1일부터 한 달간 2024 대한민국 미술축제(2024 Korea Art Festival)가 열리고 있다. 가을은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다. 올여름 장마와 폭염으로 유난히 힘든 나날을 지내야 했다. 그래서일까? 가을과 함께 찾아온 미술축제가 마냥 설렌다. 그동안 미술여행주간, 서울아트위크, 광주비엔날레 등 미술 관련 행사를 단편적으로 접해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엔 이런 행사를 엮어미술축제로 확장했다. 대한민국 미술축제는 아시아프, 부산비엔날레, 미술여행주간, 서울아트위크, 프리즈 서울, 한국국제아트페어, 광주비엔날레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미술 행사를 통합·연계 홍보하는 대표 축제 브랜드다. 9월 한 달간 2024 대한민국 미술축제가 열리고 있다. 아시아프, 부산비엔날레, 미술여행주간, 서울아트위크, 프리즈 서울, 한국국제아트페어, 광주비엔날레 등 주요 도시에서 열리는 미술 행사를 통합·연계 홍보하는 대표 축제 브랜드다. 2024 대한민국 미술축제 누리집에서 세부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유독 휘겸재에서 열리는 2024 우수 전속작가 기획전시 다이얼로그: 경계인간에 관심이 생겼다. 무엇보다 우수 전속작가 기획전시라는 키워드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우수 전속작가 기획전시를 검색하다 전속작가제 지원 사업을 인지하게 되었다. 해당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이 중소 갤러리의 전속작가 발굴과 육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미술시장에서 젊은 작가들이 갤러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3년 동안 지원하고 있다. 올해 시행 6주년을 맞이했다. 예경이 전속작가제 지원 사업 시행 6주년을 맞아 '2019-2024 전속작가제 지원사업 성과사례집'을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총 343개 갤러리에서 645명 작가를 지원했다. 젊고 유망한 작가들의 미술시장 진입을 돕는 '전속작가제 지원' 사업을 통해 5년간 2,876점, 82억여 원 규모의 작품이 판매되었다. 서울 북촌한옥마을에 있는 휘겸재에서 2024 우수 전속작가 기획전시 다이얼로그: 경계인간이 열리고 있다. 2024 우수 전속작가 기획전시 다이얼로그: 경계인간을 관람하기 위해 서울 북촌한옥마을에 자리한 휘겸재를 방문했다. 휘겸재는 여느 갤러리완 달랐다. 한옥 갤러리였다. 대문 앞에 다이얼로그: 경계인간을 알리는 세움간판이 있다. 녹색 바탕에 빨간 사과의 한쪽을 베어 문 포스터가 행인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휘겸재는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 사이에 지어진 개량한옥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한옥엔 고유의 이름이 있다. 휘겸재(揮謙齋)의 한자 풀이는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굽히는 겸손한 생활 태도를 강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갤러리 휘겸재의 방, 복도, 대청마루, 정원 등 실내·외 전 공간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갤러리로 진입하는 3개의 문이 있다. 그중 정문과 오른쪽 문이 열려 있었다. 정문은 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방이 있다. 오른쪽 문은 정원으로 연결된다. 방, 복도,대청마루, 정원 등 실내·외 전 공간에 7명의 작가가 제작한 작품 총 48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입구에 다이얼로그: 경계인간에 관한 소개가 나와 있다. 세상은 단절과 고립이 점점 심화하고 있다. 다이얼로그: 경계인간은 인간, 동물, 식물 그리고 비물질적 존재를 포용하며 관습적인 경계를 초월하는 세상을 향한 일종의 나침반이다. 2024년 올해 전속작가제 지원사업에 참여한 작가 169명 중 7명,이병호, 윤향로, 기슬기, 람한, 신교명, 오제성, 한석현 작가다.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외 미술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기획한 전시다. 휘겸재 대청마루에 설치된 이병호 작가의 작품 인체측정은 천장에 매달려 생동감이 느껴진다. 휘겸재의 중앙, 대청마루에 설치된 작품이 가장 눈에 띈다. 이병호 작가의 인체측정이다. 이병호 작가는 완결된 인체 조각을 기본 단위로 설정하고, 이를 복제한 뒤 분절, 해체, 재연결하여 새로운 동세와 형태의 조각을 만들어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청마루에 대롱대롱 매달린 작품을 대하니 마치 인체가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정원에 기슬기 작가의 작품 primal selfie 시리즈가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다. 대청마루에서 정원으로 나갈 수 있다. 정원에 기슬기 작가의 primal selfie 시리즈가 원형으로 배치되어있다. 기슬기 작가는 사진을 주된 매체로 사용하면서 물 표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과 배경의 하늘을 1인칭 시점으로 촬영했다.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내 모습이 겹치는 것 같았다. 휘겸재 복도 끝에 내걸린 윤향로 작가의 작품 꼬마 칠리가마1는 인테리어의 일부처럼 보인다. 휘겸재를 방문한 최지원 씨는 복도의 끝에 걸린 작품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다. 윤향로 작가의 꼬마칠리가마1이다. 최지원 씨는 미술작가이지만 관객으로 이곳을 방문했단다. 그는 작품 중 회화가 드문데요. 갤러리 공간으로 쓰이는 한옥과 잘 어울려 마치 인테리어의 일부 같아요. 저는 갤러리를 방문하면 제일 먼저 전시 소개를 읽어봅니다. 기획의도를 알면 작품이 왜 여기에 있는지 살짝 감을 잡을 수 있거든요라고 말한다. 2024 대한민국 미술축제를 즐기는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휘겸재에서도 전시해설을 하고 있다. 전시를 관람하고 있을 때 내·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전시 작품의 해설이 있었다. 이어서 정원에서 한국메세나협회의 1기업 1미술작가 지원 사업 선정자에게 시상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번 기획전시에 참여한 작가를 대상으로 기업 후원자를 선정하는 행사다. 오제성 작가, 윤향로 작가, 이병호 작가가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오제성 작가를 만나서 전속작가제 지원 사업에 대해서 들어봤다. 오제성 작가의 작품 INDEX #30_다보각경도 앞에 거석신화갓트론이 있다. 오제성 작가는 전국 각지를 돌며 비지정문화재를 조사하고 이를 3D 스캔과 프린트를 활용하여 현대적인 기법으로 재해석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시에서도 4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INDEX #30_다보각경도가 있다. 비지정문화재 답사 초기에 진행했던 것으로, 오 작가가 지역에서 만난 조각을 스케치하듯 빠르게 흙으로 빚어 모아둔 것이다. 작품명의 다보각경도는 동서양을 아우르고 있다. 서구 박물관의 원형이자 호기심의 캐비넷으로 불리는 초장기 개인 수장고의 형태가 중국으로 가서 보물을 모아둔다는 의미의 다보각이 되었다. 학문을 중시했던 조선으로 넘어와 책가도가 된 것에 주목했다. 오 작가는 국립중앙박물관 중국관에서 다보각을 실제로 보고 이를 모델로 작가만의 다보각을 제작했다. 현대 산업재료인 알루미늄으로 틀을 만들었고, 여기에 그가 답사한 비지정문화재를 한곳에 모아두었다. 오 작가는 작품을 소개하면서 문화는 교류를 통해 발전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신교명 작가의 작품 Traces of Machina Sapiens (Year Unknown) 13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듯 자연스럽다. Q) 2024 대한민국 미술축제가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 미술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작가로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요? 오제성 작가) 대한민국은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를 기점으로 글로벌 미술 무대에 합류하였습니다. 현재까지 국제 감각에 걸맞은 많은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통합한 행사는 올해가 처음입니다. 민관이 함께행사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나아가 미술이 전국 각지에 흔하게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Q) 작가님은 전속작가제 지원사업으로 지원받고 있는데, 지원 계기가 있을까요? 오제성 작가) 과거와 다르게 지금의 예술가들은 사회와 함께 호흡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전속작가제 지원 사업은 그 초석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갤러리와 예술가 사이에서 중재하여 상호 간의 건전한 관계 확립에 주력하고 있어요. 예술가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기관과 관계 맺고 협동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원에 설치된 람한의 작품 Pie Dough Unborn(Praying Hand)는 뒤편의 백일홍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Q) 전속작가제 지원사업에 선정되기까지의 과정과, 선정된 후 작품 활동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었을까요? 오제성 작가) 국가지원사업이다 보니 행정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편입니다. 갤러리와 함께 서류를 준비하면서 기존 활동 내역부터 향후 활동 계획까지 꼼꼼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예술가 개인의 활동뿐만 아니라 갤러리의 활동 이력과 향후 비전도 포함됩니다. 선정되고 나면 작품활동비와 홍보비 등을 받고, 사업에 관련된 각종 행사에 참여할 기회를 얻습니다. 자연스레 작가는 작품 제작, 전시 개최를 활발히 할 수 있고, 갤러리는 홍보에 보탬이 많이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예술가와 민간 기관을 함께 묶어 지원하는 정책은 세계적으로 드물다고 합니다. 한석현 작가의 작품 FRESH Plant는 나무인지 작품인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Q) 전속작가제 지원사업에 지원하려는 작가들을 위해서 팁이 될 만한 조언을 한다면요? 오제성 작가) 경쟁률이 높은 만큼 기존의 작품 활동이 잘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지원 사업을 통해 작가가 하고 싶은 활동이 명확해야 하고요. 그리고 지원 사업이 끝났을 때 어떤 성취를 이루고 싶은지 꼭 숙고해보기를 권유합니다. 이러한 사항을 서류에 서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덧붙여 전속작가제 지원 사업을 비롯한 정부의 모든 지원 사업은 일종의 보행기입니다. 아이가 걸음마를 배울 때 보행기가 필요하죠. 그런데 나중엔 보행기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미술 관련 지원 사업은 미술계, 더 나아가 사회에 예술가들이 더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활동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예술가는 작업에 대한 꿈과 열정을 펼치는 것을 목표로 지원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제성 작가가 자신의 작품 순천선암사신산을 제작한 연유를 설명하고 있다. 오제성 작가는 미술관에서 사진도 많이 찍고, SNS 계정이 있다면 전시 관람을 자랑도 하고, 관람한 것에 대해 지인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 좋겠습니다라고 당부한다. 대다수 미술관은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비전문가가 미술관에서 작품을 이해하면서 관람하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전시 관람이 익숙하지 않다면 당장 작품의 의미를 찾기보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작품을 느껴보고, 미술관이 어떤 구조로 생겼는지 관찰하며, 근처에는 어떤 맛집이 있는지 방문해보면서 미술관 가는 길을즐기길 바란단다. 그렇게 미술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조금씩 조금씩 전문적인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덧붙이며. 예술인을 위한 여러 지원 사업이 많다. 지원 사업 정보는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과 같은 각종 지역 문화재단 및 기초 문화재단 누리집 공지 사항에 있다. 각 기관의 SNS 팔로우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휘겸재 뒷마당에 놓인 석상도 하나의 전시 작품인 양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휘겸재는 작품을 감상하는 것 외에도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갤러리인 휘겸재 자체가 하나의 미술 작품인 것 같다. 개량한옥이어서 실내와 실외를 구분하는 경계가 투명한 통유리로 되어 있다. 정원과 뒷마당에서도 통유리를 통해 실내의 작품을 투영할 수 있다. 정원과 뒷마당에 놓인 석상도 하나의 전시 작품인 양 관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9월 1일부터 11일까지 미술여행주간으로 전국 7개 권역에서 전문 해설사와 함께 지역의 미술관과 화랑을 여행하는 16개 코스를 운영한다.(사진=예술경영지원센터) 9월 1일부터 11일까지 미술여행주간이다. 작년까지 개최했던 미술주간에서 매년 관람객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프로그램 미술여행을 올해는 미술여행주간으로 정했다. 서울, 인천, 대전, 광주, 대구, 부산, 제주 등 전국 7개 권역에서 전문 해설사와 함께 지역의 미술관과 화랑을 여행하는 16개 코스를 운영한다. 북촌 한옥마을에서 만나는 한국의 신진작가 투어,한국의 대표 갤러리가 주목하는 신예 작가 그룹전 투어 등 참가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킬 이색 코스뿐만 아니라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외국인 특화코스도 준비했다. 휘겸재도 미술여행 주간 코스 북촌 한옥마을에서 만나는 한국의 신진작가 투어에 포함되어 있다. 과거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가 생각났다. 골목길 곳곳에 아기자기한 갤러리가 많았다. 가게에 들르듯 갤러리에 들어가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도 전국 곳곳에 크고 작은 갤러리가 많이 생겨났다. 미술에 문외한이면 어떠랴. 그저 작품을 보고 느끼면 된다. 더위도한결 가신 9월이다. 주변에 있는 미술관을 찾아서 나들이하는 건 어떨까? 다양하고 풍성한 미술축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2024 대한민국 미술축제가 궁금하다면? ▶https://k-artfestival.com/ ▶https://www.instagram.com/koreaartfestival/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윤혜숙 geowins1@naver.com
- 숏폼 한푼도 헛되이 쓰지 않겠습니다! 2025년 방위사업 예산안 공개 2025년 방위사업의 예산은 얼마인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아봅시다!